AI숙고는 (주)이프가 제조 현장에서 AI 비전검사와 머신비전 시스템을 만들고 쓰면서 든 생각을 매번 테마 하나씩 정해 적는 자리입니다. 이번 테마는 "검사 장비는 사는 날이 아니라 3년 뒤에 평가된다" 입니다.
비전 검사 장비 도입을 검토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대개 견적서를 먼저 펼칩니다. 카메라 사양, 조명 구성, 택트 타임, 금액. 모두 중요한 항목입니다. 그런데 2020년부터 9개국 137개 이상의 양산 라인에 검사 시스템을 공급하면서 저희가 확인한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도입 3년 뒤에 그 장비가 여전히 쓰이고 있느냐를 가르는 것은, 견적서에 한 줄도 적히지 않은 네 가지였습니다.
견적서에 적히지 않는 것
검사기가 구석에서 먼지를 쓰는 이유는 대개 성능이 아닙니다. 처음 조건에서는 잘 돌아갑니다. 문제는 제품이 바뀌고, 고객사가 데이터를 요구하고, 라인을 개조할 때 시작됩니다. 그때 장비가 따라오지 못하면 사람이 다시 눈으로 보게 되고, 한 번 수검사로 돌아간 공정은 좀처럼 자동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검사 장비의 수명은 광학계가 아니라 바뀌는 요구를 흡수하는 능력이 결정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장비를 검토하실 때 사양서보다 구조를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아래 네 가지는 실제 상담에서 저희가 먼저 꺼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질문 1. 이 장비 한 대에 업체가 몇 곳입니까
검사 장비 한 대에는 기구, 전장, 제어, 비전, 상위 연동이 들어갑니다. 이것을 서로 다른 회사가 나눠 맡는 구성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계약할 때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양산에 들어가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 같은 신호를 두고 비전 업체와 제어 업체가 규약을 맞추는 회의가 반복됩니다
- 판정이 틀리면 "비전 쪽 같다", "제어에서 신호가 안 온다" 로 오가며 원인 규명에만 며칠이 걸립니다
- 공정이 하나 바뀌면 업체를 각각 불러야 하고, 각각 청구받습니다
발주처 입장에서 가장 곤란한 것은 비용보다 물어볼 곳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검토 단계에서 이렇게 물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장비의 기구 · 전장 · 제어 · 비전 · 상위 연동은 각각 어느 회사가 합니까?", "문제가 생기면 저는 어디로 연락합니까?"

질문 2. 검사 항목이 바뀌면 누가 고칩니까
도입 후 가장 자주 오는 요청은 고장 수리가 아니라 변경입니다. 신제품이 들어오고, 파생 모델이 생기고, 고객사가 검사 항목을 하나 더 요구합니다. 이때 그 작업이 설정 변경인지 소스 수정인지가 앞으로 3년을 가릅니다.
소스를 고쳐야 하는 구조라면 절차가 이렇게 흘러갑니다. 개발사에 요청하고, 견적을 받고, 일정을 잡고, 원격이나 출장으로 반영하고, 다시 검증합니다. 작업 자체는 반나절인데 절차는 몇 주가 걸리고, 청구서에는 최소 인건비가 찍힙니다. 이 경험이 몇 번 쌓이면 담당자는 더 이상 검사기에 무언가를 요청하지 않게 됩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시연 자리에서 이렇게 부탁해 보십시오. "지금 이 자리에서 판정 범위를 한 번 바꿔서 보여 주시겠습니까?", "품목이 하나 늘면 어떤 작업이 필요하고 비용은 얼마입니까?" 대답이 막힘없이 나오고 실제로 화면에서 바로 바뀌면 그 구조는 변경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질문 3. 납품사와 고객사 중 누가 더 잘 씁니까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질문입니다. 당연히 만든 쪽이 더 잘 쓰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생각은 반대입니다. 고객사가 납품사보다 더 능동적으로 쓸 수 있어야 좋은 장비입니다.
이유는 현실적입니다.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라인에서 매일 제품을 보는 담당자입니다. 어떤 결함이 중요한지, 어느 정도까지가 허용인지, 어떤 화면이 있어야 교대 근무가 편한지는 납품사가 알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직접 조정할 수 있어야 검사기가 라인에 맞춰집니다.
반대로 납품사만 만질 수 있는 구조라면, 장비는 납품 시점의 사양에 묶여 있게 됩니다. 운영자는 불편한 화면을 그대로 쓰고, 애매한 항목은 손대지 못한 채 넘어갑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저희 담당자가 교육을 받으면 어디까지 직접 할 수 있습니까?", "운영 화면에 생산 수량 표시를 추가하고 싶으면 누가 합니까?", "권한은 등급별로 나눌 수 있습니까?" 마지막 질문이 중요합니다. 아무나 판정 기준을 바꿀 수 있는 것도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질문 4. MES 와 개조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됩니까
도입 시점에는 판정 신호만 주고받으면 충분해 보입니다. 그런데 양산이 안정되면 요구가 순서대로 올라옵니다. 검사 이력을 남겨 달라, 측정값을 파일로 뽑아 달라, MES 로 올려 달라, 레이저 마커와 연동해 달라, 로봇으로 배출까지 자동화해 달라.
이때 상위 연동을 위해 중간 변환 프로그램을 따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기가 뱉은 결과를 받아 형식을 바꾸고 데이터베이스에 넣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개발비와 유지보수가 결국 검사기 가격을 넘어서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게다가 이 중간 프로그램은 만든 사람만 고칠 수 있습니다.
확인할 질문은 이렇습니다. "MES 규격을 나중에 받으면 어떻게 됩니까?", "주변 장비를 추가하면 통신 개발이 또 필요합니까?", "2호기를 놓으면 개발비가 다시 듭니까, 레시피 복제로 끝납니까?"
네 가지를 한 표로
| 확인할 것 | 이런 답이면 괜찮습니다 | 이런 답이면 다시 보십시오 |
|---|---|---|
| 업체 구성 | 기구 · 제어 · 비전 · 상위 연동을 한 팀에서 책임진다. 문제 발생 시 창구가 하나다 | "그건 저희 담당이 아닙니다" 라는 항목이 있다 |
| 변경 대응 | 검사 항목 추가와 판정 조건 변경이 화면 설정으로 끝난다. 시연 자리에서 바로 보여 준다 | "본사에 요청하시면 견적 드립니다" 로 답한다 |
| 운영 주체 | 교육 후 현장 담당자가 직접 조정한다. 권한은 등급별로 나뉜다 | 모든 변경이 납품사를 거쳐야 한다 |
| 확장성 | 통신 · 데이터베이스 · 이력이 기본 기능이다. 2호기는 레시피 복제로 구성한다 | 연동할 때마다 중간 프로그램을 새로 만든다 |
저희가 내놓은 답 : F-AGENT
위 네 가지는 저희가 고객에게만 권하는 기준이 아니라, 저희 스스로가 제품을 만들며 세운 기준입니다. 그 결과가 F-AGENT(페이전트, Intelligent Factory Agent) 플랫폼입니다.
- 한 창구 : 검사는 Vision Agent, 장비 제어와 물류는 Motion Agent, 로봇은 Robot Agent 가 맡되 같은 플랫폼 규격 위에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곧바로 제어 분기 조건이 되고 화면과 이력이 하나로 모입니다.
- 변경은 편집 : 검사 흐름을 노드로 구성하므로 항목 추가와 판정 범위 변경이 코드 수정이 아닙니다. 순서를 바꾸려면 선을 다시 긋습니다.
- 고객사가 주인 : 운영 화면은 위젯을 끌어다 놓아 직접 구성하고, 계정은 운영자 · 엔지니어 · 관리자 세 등급으로 나눕니다. 할 수 있는 범위를 권한으로 관리합니다.
- 확장은 설정 : PLC · 상위 시스템 · 데이터베이스 · 파일 저장이 노드와 설정으로 제공됩니다. 검사 이력과 측정 그래프는 기본 화면입니다.
솔직하게 덧붙이면, 이 구조는 저희에게 유리하기만 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고객사가 직접 바꿀 수 있게 만들수록 변경 건으로 청구할 일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실제로 벌어진 일은 반대였습니다. 담당자가 직접 만질 수 있게 되면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다음 라인과 다음 장비로 이어졌습니다.
정리
검사 장비를 고르는 일은 카메라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3년을 같이 갈 구조를 고르는 일입니다. 사양서는 오늘의 조건을 말하지만, 위 네 질문은 내년의 조건을 말합니다.
지금 검토 중이신 견적서가 있다면 소프트웨어 개발 항목이 전체의 몇 퍼센트인지, 연간 사양 변경이 몇 번이나 예상되는지 두 가지만 알려 주십시오. 같은 조건으로 플랫폼 기반 구성과 비교한 표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다음 AI숙고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AI 비전은 누가 만드느냐보다 누가 붙이느냐" 입니다. AI 검사 도입에 유독 회의적인 이유를 업계 구조에서 찾아봅니다.




